┗음반 리뷰 [렛츠리뷰] 김태우 [T-VIRUS] 2009/10/12 20:58 by SilverRuin



  내가 기억하는 김태우의 마지막 목소리는 god의 일곱 번째 정규 앨범 [하늘 속으로]의 12번 트랙 <하늘 속으로>이다. '사라져도 사라진 게 아니야.'라면서 god의 (아마도) 마지막 정규 앨범을 들을 팬들을 위로하는 곡에서, 고맙다고 말하는 태우의 목소리가 내 귀에 마지막 남은 목소리였다.

  몇 년이 흘렀을까. god의 '전' 멤버였던 윤계상이 폭탄 발언을 했다. (배신감이란 글에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가슴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기억과 추억> 뮤직비디오를 통해, 정말로 오랜만에 태우의 목소리를 들었다. 내가 들은 마지막 god의 목소리드리 모여 새로운 목소리를 신나게 부르고 있지만, 하나가 비어 있다는 느낌에서, 기쁨과 공허감이 같이 왔다.

  god의 목소리들을 들을 기회는 <기억과 추억> 이전에도 있었다. 태우는 [하고 싶은 말]이라는 음반을 입대 전에 냈었고, 호영은 [Yes]와 [Returns], 데니는 두 장의 디지털 싱글을 냈다. 그러나 나는 그중 단 하나도 사지 않았고 듣지 않았다. god가 아닌, 각자가 된 그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팬으로서의 작은 투정이었다.

  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들은 <기억과 추억>에서, 태우의 목소리가 달라져 있었다. 팀의 막내로서 메인 보컬을 힘차게 부르며 그 사이로 흘러나오던 앳된 모습은 가고,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성장하고, 목소리도 조금 더 굵어진 태우가 있었다.

  디지털 싱글을 사지 않는 - 혹은 Mac OS라서 사지 못하는 - 나였기에 <기억과 추억>은 뮤직 비디오만으로 들을 수 있는 곡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태우의 이번 EP 마지막 트랙에 <기억과 추억>이 실린 것을 보았고, 더 기쁘게도 렛츠리뷰에 당첨되어 좋은 음악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사실, 음반을 보자 마자 우선 감점부터 했다.
  아티스트 여러분, 여러분의 개성 넘치는 음악 세계는 매우매우 존경하오나, 제발 음반은 표준 CD케이스로 내주세요. 보관하기 힘들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앨범 아트는 예쁘게 잘 나왔다. 진지한 표정으로 이어폰을 귀에 뀌고 음악을 듣는 태우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음악을 하러 돌아왔다!는 태우의 포부가 보여서 좋다.

  T-VIRUS. 음반 제목에서 이제 자신의 음악 바이러스가 리스너들의 귓속에 살아가게 할 것이란 자신감이 엿보인다. (아 물론 호러액션 게임 바이오 하자드를 먼저 떠올렸음은 당연한 이야기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god의 팬인, 태우에게 무한 호감을 지닌 나에겐 참 귀여운(!) 음반 제목이었다.


  Tr.1 <하고 싶은 말 Part 2>

  혼자서 활동한 첫 번째 앨범이 [하고 싶은 말]이었던 만큼, (정규 2집은 아니지만) 두 번째 음반인 [T-Virus]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Pen, Melody, Fan. 그리고 네 번째 Music. 하고 싶은 말이 곧 음악이라고 노래하는 모습에서 뭉클함을 느끼는 걸 보면, (비록 내가 태우보단 어리긴 해도) 태우라는 아티스트를 정말 사랑하긴 사랑하나 보다(///)a.
  곡 마지막에 auto tune~ auto tune~ 하는 것은 의미를 잘 모르겠지만, 곡 전체에 흐르는 피아노와 진지한 태우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곡.


  Tr.2 <Faster> with 유비

  어째서 태연 니콜 가인의 이름은 없고 티파니 유리 소희 담비만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래.
  god 때도 자주 보여줬던, '나는 당신을 꼬시고 있어요.'라는 노래. 유비의 비중이 작지 않은 편으로, 가벼운 리듬에 발맞춰가며 듣기 좋은 노래이다. god 때의 보컬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으로 후렴구를 부르기 때문에 god 시절의 팬이라면 후렴구에서는 익숙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후렴구가 아닌 곳에서는 약간 꺾는달까, 비틀어준달까, 그런 느낌의 창법을 써서 처음에는 어색했다.


  Tr.3 <사랑비>

  현재 방송활동 중으로 (1위도 하는 걸 보았다.) 이번 앨범의 메인 곡이라 할 수 있다. '떠나간 사람에게 미안함을 지니지만, 그 사람을 그리는 마음이 비가 되어 내리는 길을 걷다 보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직설적이지만 순수한 가사가 매력적인 곡이다. 태우의 장점인 깔끔한 고음처리가 돋보이며, '이별'로 시작한 가사가 '우리'로 끝나는 것과 경쾌한 멜로디가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해준다. god 시절의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를 태우만의 스타일로 잘 살려냈다.


  Tr.4 <내가 야! 하면 넌 예!> with Lyn

  아, 정말 두 사람이 야와 예를 주고받는 모습이 이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두 사람이 만나서, 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 서로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아 그래서 내가 연애를 못하는구나 OTL)
  두 사람의 사랑 타령(!)에 염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귀엽다. Lyn씨의 목소리와 태우의 목소리나, 장난치는 모습이 잘 어울려서 보기 좋다. (아니, 듣기 좋은 건가?)


  Tr.5 <점점점> with 앙리

  분위기를 바꿔서 살짝 변태적으로 가는 건가! 하고 기대(!)했으나, 사실은 점점 네게 빠져든다는 순수한 노래라 안도(?)했다. 부드러운 목소리의 태우와 정 반대로 거친 목소리로 랩을 하는 앙리의 파트가 어긋나는 느낌도 들지만, 결국은 태우의 부드러움으로 수렴하는 것을 보며 안도했다. (앙리 씨의 랩 스타일이 굉장히 호감갔지만, 태우의 이번 앨범과는 약간 안 어울린다고 느꼈다.)


  Tr.6 <기억과 추억> with 호영, 데니, 준형

  으앙 사랑해요 god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픈 기억도 추억이 된다고 웃으며 노래하고 있지만, 그래도 god가 다시 돌아와주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마구 마구 자극한다. 사실 이렇게 모여서 뮤직 비디오도 찍고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에도 같이 나올 정도면 god란 이름으로 다시 모여서 노래해 주면 고맙겠지만, 힘든 건 힘든 거겠지 라고 혼자서 포기한다.
  god 때보다는 (당연히) 태우의 비중이 높은 곡이지만, 그들의 호흡이 어디 가겠는가? 앞의 다섯 곡의 코러스도 나쁘지 않지만, <기억과 추억>에 오면 네 남자의 꽉-찬 코러스를 느낄 수 있다.


  총평
  군대란 곳이 태우를 얼마나 망춰놓았을까 걱정도 들었지만, 살짝 굵직해진 목소리에서 오히려 새로운 매력을 가지고 돌아온 음반으로, 장난스러운 모습도 진지한 모습도 모두 보여준다. 특히 Lyn과 함께 한 <내가 야! 하면 넌 예!>와 god의 재결합이라 해도 좋은 <기억과 추억>, 순수한 가사와 태우의 고음이 빛나는 <사랑비>가 훌륭하다. god의 팬이었다면 <기억과 추억> 한 곡만으로도 살 가치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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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orstalansag_i 2009/10/13 00:11 # 답글

    길거리에서 사랑비 노래 처음 들었을 때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다, 했는데 이게 김태우 노래라는 사실을 며칠 전에 알았어(!)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가수야ㅋㅋ
  • SilverRuin 2009/10/13 05:30 #

    <사랑비> 노래 좋아 'ㅡ'
  • 원생군 2009/10/16 23:25 # 답글

    김태우! GOD의 맡형 같은 사람이었는데 이제 진짜 어른이 되었다 하는 느낌이군요
  • SilverRuin 2009/10/17 14:21 #

    아뇨, 저, 막내였습니다만 [...]
  • 원생군 2009/10/17 17:19 #

    그런가요? 보기에는 맏형 같은 느낌이었는데...,
  • hailey 2009/10/21 18:18 # 삭제 답글

    헉... 막내였는데.....ㅋㅋ
    앨범 발매하자마자 샀다는....^^
    몇달전 콘서트가서 기억과 추억 열심히 따라부르고왔죠 ㅎ
  • SilverRuin 2009/10/21 18:52 #

    정말 이번 앨범에서 최고의 만족감을 주는 곡입니다, <기억과 추억>은 ㅎㅎ
  • 2009/10/26 14:37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SilverRuin 2009/10/26 19:03 # 답글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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