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렵다. 그의 'ATOMOS Series'를 들으면서 계속해서 느낀 감정이 '당황스러움'이다. 음악을 듣고서 나에게 떠오르는 생각과 나타나는 감정을 정리하는 것도 어려웠고, 가사를 알아듣는 것도, 가사집을 읽고 가사를 이해하는 것도 나에게는 어려웠다. 들으면 들을수록 '굉장한 천재'라는, 내가 그에게 품은 그의 이미지가 강렬해진다.
앞의 두 싱글은 돈을 벌기 위한 상술이었네, 음악적으로 고품격이네 하는 논란은 다 집어치우고, 듣고 나서 적어도 편안했다. 바다 같은 난해함은 함께하였을지언정, 적어도 일말의 아쉬움도 남지 않은 것에는 고마워해야겠다.
Tr.1 <Moai>
Tr.9 <Moai (Remix)>
이스터 섬에서 느낌 감정들을 소중한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노래. 사실 가사를 맞게 이해한 건지 모르겠다. 깔끔한 소리와 푸른 이스터 섬을 연상시키는 가사가 잘 조화된 듣기 편한 곡. 특별히 강하게 기억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로 잊을 수도 없는 그런 곡이다. 리믹스는 아는 누나가 '기계로 연주한 버전.'이라고 설명해줬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원곡보단 듣기에 '불편한' 건 사실이다.
Tr.2 <Human Dream>
바로 앞의 <Moai>가 자연의 소리를 강조하는 곡이었지만, 바로 다음에 나오는 <Human Dream>은 인공의 소리와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러면서 '인간다운 꿈'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한 편으론 순수함이, 한 편으론 모순됨이 느껴진다.
생각보다 대장의 라이브가 멋져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Tr.3 <T'IK T'AK>
Tr.10 <T'IK T'AK (Remix)>
영화 <20세기 소년>이 시작하면서 나왔던 뮤직 비디오의 강렬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ATOMOS]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곡. '이 맑은 산소와 태양, 바람 모두 충분한데 대체 왜 너는 왜 어째서 이렇게도 외로운 걸까.'라는 가사를 들으면, 때때로 외로워 죽을 것 같은 나라서, 감정이 북받치는 걸 참지 못하고 한 곡을 반복해서 듣게 된다.
리믹스는 좀 더 미스터리어스한 느낌이 강해졌다.
Tr.4 <Bermuda (Triangle)>
Tr.11 <Bermuda (Remix)>
전체적으로 상큼한 분위기의 곡으로, 가사도 상당히 밝은 편(이라고 느껴지는데 맞게 해석한걸까). 곡도 좋지만, 뮤직 비디오의 색감이 좋아서 가끔 찾아보곤 한다. (뮤직 비디오의 해석을 두고 여러 의견이 분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래도 난 좋더라.)
리믹스는 소리가 줄어들어서 차분해진 느낌인데, 톡톡 튀는 느낌의 원곡이 훨씬 더 맘에 든다.
Tr.5 <Juliet>
샤이니의 곡이 아닙니다!
필자 주변에서는 '그저 <Juliet>이 진리지!'라는 반응이 대다수였고, 방송에서도 <Bermuda (Triangle)>보다 <Juliet>으로 활동하는 걸 더 많이 봤지만, 필자에겐 '좋긴 좋은데, 그냥 좋아. 그뿐이야.' 정도의 반응밖에 안 나오는 건 왜일까. [ATOMOS]의 곡 중 순수하게 사랑만을 노래한 유일한 곡이긴 한데…….
Tr.6 <Coma>
Tr.12 <Coma (Nature)>
<Juliet>보다 더 아무 생각이 안 나서 대책이 안 서는 곡. 7집 [Issue] 때와 가장 분위기가 비슷해서 그래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익숙하게 느껴지는 곡이었지만, 지금도 그냥 익숙하게 느껴지기만 해서 곤란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Nature 리믹스가 약간 더 맘에 든다. 역시 웰빙은 좋은 것인가?
Tr.7 <Replica>
[ATOMOS]에 와서 추가된 두 신곡 중 하나. 강하게 시작하여 차분해졌다가, 다시 강해지는 구성이 굉장히 맘에 든다. <T'IK T'AK> 다음으로 맘에 드는 곡이다.
Tr.8 <아침의 눈>
유일하게 한글 제목이 붙은 곡이고, 8집의 여덟 번째 소리로 가장 중요한 곡이라고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사실 <Coma>와 비슷한 느낌 비슷한 생각만 든다. 그래도 가사가 잘 들리는 편이고, 그렇게 들리는 가사가 마음에 든다. <Replica>로 격렬해진 감정을 차분히 추슬려주는 느낌이려나?
총평
나에게 대장의 음악은 너무 어렵다. 계속해서 다시 듣지만, 들어도 들어도 모르겠는 곡들뿐. 클래식을 들으며 '좋은데 잘 모르겠어.'라는 감정을 받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대장과 아이들 시절의 음악부터 들어야 하나? 부클릿이 굉장히 예뻐서 맘에 든다. 근데 앨범 꽂이에 안 들어가는 건 싫다.





덧글
전 색감이 잘 살아있는 곡들을 선호하는 편이라서 모아이랑 줄리엣을 가장 좋아하지요.
완성도도 이 둘이 가장 높구요..'서태지'전체 음악중 이정도 퀄리티는 거의 없죠.
근데 정말 명반이에요. 나중에 구하기 힘들테니 정말 잘하셨어요.
그래서 요즘 [ISSUE]에도 손이 자주 가는 것 같습니다-ㅁ-;;